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사임…靑, 면직안 재가

[중앙뉴스= 윤장섭 기자]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사퇴 이후 직무 대행을 맡아온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표결이 이뤄지기 전 자진 사퇴하면서 방통위는 상임위원이 아무도 없는 사상 초유의 '0인 체제'가 됐다.

사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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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 사임으로 대통령실은 이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야당인 민주당이 지난 25일 소속 의원 170명 전원 명의로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이에 전격 자진 사퇴했다. 이 직무대행은 지난 25일 오후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4일 윤석열 대통령 지명으로 방통위원에 취임했고,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에 연이어 사퇴할 때마다 공석인 방통위 위원장 직무대행을 수행해왔다. 

이 직무대행마저 사임하면서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상임위원이 한명도 없는 위원회가 됐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 여당인 국민의힘은 헌법·법률에 탄핵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은 ‘직무대행’에 대해 탄핵을 소추해 무리한 탄핵권 오남용이란 비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주도로 이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의결 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그 직무가 정지돼 방통위의 기능은 마비된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 기능을 막기 위해 이 직무대행이 사퇴한 것이다.

이 직무대행은 청사를 나가기 전 직원들을 만나 방통위가 정쟁의 수렁에 빠진 참담한 상황에서 책무를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연이은 야당의 탄핵 시도에 대한 질문엔 굳게 입을 닫았다.

한편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임을 강행한 건 당장 다음 달로 예정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조금도 미루지 않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뜻으로 읽혀진다.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다음주에 임명되더라도 탄핵으로 부위원장 직무가 정지된다면 아무런 의결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후보자 임명과 비슷한 시기에 대통령 추천 몫 후임 상임위원을 새로 위촉해 방통위 업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또다시 '2인 체제' 방통위에서 주요 결정이 내려질 경우, 탄핵 추진과 자진 사퇴란 파행의 불씨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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