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국에서 초라한 빈민국으로 가는 길...출산정책 어떻게 하시렵니까?

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중앙뉴스= 윤장섭 기자]통계청 조사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1분기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0.76명)로 떨어졌다.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그럼에도 유독 한국에서의 출산율은 전 세계 204개국 중 가장 낮다.

2021년 0.82명에서 지난해에는 0.72명(-0.1↓)으로 더 떨어졌다. 세계 합계출산율 2.23명과 비교하면 너무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매년 출산정책에 나랏돈을 쏟아 붓고는 있지만 여전히 출산율은 제자리 걸음이다. 아니 더 떨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출산율 꼴찌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저출산 현상이 전염병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막아낼 치료제가 없다. 아니 있다고 해도 치료제를 사용할 대상이 사용하지 않으면 유해무익(有害無益)이다. 

최근 외신이 이례적으로 한국의 출산율을 소개하면서 한국인들이 2세를 출산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반려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임으로서 이제 한국에서는 백화점, 식당, 거리 등 어디에서도 개 유모차를 끌고 가는 모습이 일상적 풍경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합계출산율이 세계 꼴찌인 나라의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소개했다.

어린아이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유모차가 반려견을 태우고 다니는 개모차로 용도가 바뀌었다는 사실에 헛 웃음만 나올뿐이다.

어린아이를 보는것이 귀한 세상이 되다보니 유모차 시장까지도 ‘개모차’ 고객이 더 많아지고 있다니 한국인들의 반려견 사랑에는 눈물겹다. 실제로 어린아이 유모차 보다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면서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다.

2세의 출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저 출산 문제는 아무리 강조하고 묘수를 내도 해답을 찾기가 어렵다. 해답을 찾으려면 먼저 20세부터 49세까지의 여성들 사이에서 절반에 가까운 여성들이 자녀를 가질 의향이 없다고 답하고 있는 것에서 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많은 청춘들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지만 모두가 2세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부에게 자녀가 생긴다는 것은 축복이자 하늘의 선물이다. 그럼에도 청춘들이 2세를 갖는 것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해서 아이가 부모와 소통이 가능한 나이까지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또 그런 시간들은 부부중 어느 한 사람만의 희생으로 되는 것은 아니어서 최소한 몆 년은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봐야 한다. 그러다 보니 육아 휴직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좋기는 하지만 동년배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경쟁사회에서 육아휴직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자녀를 갖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고민해야 한다. 아이를 출산하는 가정에 과거의 실패한 정책이 아닌 폭넓게 지원하는 정책들을 쏟아 낸다면 출산율은 반등하리라고 본다. 하지만 아직도 젊은 세대들의 사고와 삶의 방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여전히 사고가 갇혀 있다면 이번 정부도 출산정책을 실패한 정부로 기억될 것이다.

국민들 다수는 젊은 남녀가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로 주택을 꼽았다. 전세나 월세, 여유자금이 있다면 주택을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10명 중 10명 모두가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없다. 작금의 현실이 그렇다.

그렇다면 정부가 넉넉하게 조건을 달아 가정을 꾸리는 청춘들에게 집을 주는 것은 어떨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집이 해결된다면 결혼을 마다 할 이유는 없으리라 본다.

출산은 결혼에서 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결혼과 자녀출산을 위해 주거지만은 걱정하지 않게 정부가 도와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플러스 정책이 아닐까 한다.

출산 정책에 A+B+C가 있다면 단연코 기자는 A(주택)가 정답이라고 믿는다. 역대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동안 무려 380조 2,000억 원의 천문학적인 출산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반등은 커녕 오히려 출산율이 더 떨어졌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출산정책의 로드맵을 너무 광범위하게 잡았기에 정작 아이를 낳아야 하는 청춘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결과다. 출산 예산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한국의 미래도 있다.

세계인들은 한국을 늙어가는 나라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 경제대국에서 초라한 빈민국으로 가는 길은 그리 길지가 않다. 위기가 기회라면 정부는 觀往以知來(관왕이지래)해야 한다. 과거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짐작하라는 것이다.

한국은 '늙어가는 나라', '개모차' 나라가 아니라 청춘(靑春)들에게 꿈과 희망이 넘치는 기회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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