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한국영상자료원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구글 아트 앤 컬처를 통해 '한국영상자료원 50년의 기록'을 지난 1일부터 공개하고 있다. 

1998년 러시아 고스필모폰드에서 발굴한 ‘심청’(안석영, 1937) 온라인 공개(사진=한국영상자료원)
1998년 러시아 고스필모폰드에서 발굴한 ‘심청’(안석영, 1937) 온라인 공개(사진=한국영상자료원)

구글 아트 앤 컬처는 전 세계 80여 개국, 3,000개 이상의 기관과 협력하여 예술작품, 역사 자료, 세계문화유산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비영리 온라인 전시 플랫폼이다.

이번 전시는 영상자료원이 서울 중구 내자동과 남산동(1974~1990년), 서초동 예술의 전당(1990~2007년), 상암동(2007년~현재)으로 청사를 이전한 시기를 중심으로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먼저 ‘한국영상자료원 50년의 기록 1974~1990’은 한국필름보관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영상자료원이 영화진흥공사의 내자동(1974~1976)과 남산동(1976~1990) 사옥에서 활동했던 시기를 다룬다. 이 전시에서는 당시의 필름보관실 내부와 주요 활동을 기록한 사진, FIAF 집행위원 현장 시찰 및 정회원 승인이 결정된 뉴욕 총회 사진과 해외 수집의 첫 수확인 ‘경성’의 디지털 복원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야기인 ‘한국영상자료원 50년의 기록 1990~2007’은 영상자료원이 예술의 전당으로 이전하여 활동한 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이 전시에서는 청사 개관식과 현판식, 명칭 변경 후의 현판 및 각종 시설 등을 사진으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해외 필름 아카이브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발굴한 일제강점기 극영화 ‘미몽’(양주남, 1936)과 ‘심청’(안석영, 1937)의 일부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심청’은 1998년에 러시아 고스필모폰드에서 찾은 13분 분량의 불완전 필름으로, 영상자료원이 2008년에 발간한 DVD 박스세트 '발굴된 과거: 일제시기 극영화 모음(1930년대)' 에 수록된 것 외에 별도의 온라인 공개는 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현재 유일한 필름 ‘심청’은 구글 아트 앤 컬처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만 감상할 수 있다. 또 이 시기에 본격화된 연구 및 시네마테크 활동,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 등도 관련 자료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인 ‘한국영상자료원 50년의 기록 2007~현재’는 영상자료원이 상암동 청사로 이전한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활동을 다룬다. 2007년 5월, 영상자료원은 상암동 '디지털 미디어 시티' 내에 새롭게 마련된 청사로 이전하면서, 필름과 디지털 매체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최적의 환경에서 관리할 수 있는 보존고를 구축했다. 또한 영상도서관, 시네마테크KOFA, 한국영화박물관을 차례로 개관하며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 전시에서는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Library) + 기록관(Archives) + 박물관(Museum)) 형태의 복합 문화 공간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영상자료원 상암동 청사의 각종 시설을 비롯해 수집·보존·복원, 상영·전시·교육·연구 분야의 주요 활동을 사진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글 스트리트 뷰를 연계해 일반 접근이 제한된 파주 보존센터 내부를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이 전시에서는 아카이브의 유산과 자원을 활용하여 일반 시민이 제작한 영상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영상자료원이 2008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어린이 영화 아카데미'의 창작물 ‘시계 소리’(2024)와 2022년부터 시작된 비디오 에세이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 ‘그림들이 꾸는 꿈’(백동엽, 2022)이 그 예이다.

영상자료원이 최근 시도 중인 비디오 에세이 프로젝트는 고전영화를 재료로 삼아 낡은 필름에서 현재를 마주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작업으로, 과거의 유산이 동시대와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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