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해적 계몽주의와 불교의 도량을 현대미술로 재해석한 '2024 부산비엔날레'가 16일 부산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 야외 특설무대에서의 개막식을 진행했다.

16일 오후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 '2024 부산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한 주요인사들 (사진=신현지 기자)
16일 오후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 '2024 부산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한 주요인사들 (사진=신현지 기자)

가수 ‘스카웨이커스’의 식전공연으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개막식에는 박형준 조직위원장(부산시장)을 비롯해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강기정 광주시장, 김기현 국회의원 등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2024 부산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응원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조직위원장)은 개회 선언을 통해 “이미 부산비엔날레는 명실상부한 세계 미술인 축제로 자리잡았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작가님들의 뜨거운 열정이 부산비엔날레를 통해 더욱 빛이 나길 기대하고 더 많은 시민이 부산비엔날레를 향유하길 희망한다. 부산시는 진정한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수 ‘스카웨이커스’의 식전공연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가수 ‘스카웨이커스’의 식전공연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2024 부산비엔날레의 공동홍보에 나선 강기정 광주시장은 개막식 축사를 통해 “서울·부산·광주,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민국 미술축제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며 “부산비엔날레 개막은 우리의 약속을 실천하는 첫 자리로 함께 공동으로 미술 상품을 팔고 대한민국 축제를 이어가기 위해서 저도 이 자리에 왔다. 부산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가 빛날 수 있도록 모두의 성공을 위해 뛰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시장은 “오는 9월7일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는 소리와 공간이 만나는 오페라 같은 전시를 통해 깊은 울림을 선물할 예정이다”며 “본전시 외에도 31개 국가·문화기관이 참여하는 파빌리온이 준비돼 있다. 광주비엔날레에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부산현대미술관 금고미술관에 전시된 구헌주 작가의 ‘무궁화 해적단 (사진=신현지 기자)
부산현대미술관 금고미술관에 전시된 구헌주 작가의 ‘무궁화 해적단 (사진=신현지 기자)

행사에 앞서 지난 4월 ‘대한민국 미술축제 공동선언’ 행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은 양 도시의 비엔날레 개막식에 상호 방문해 공동홍보를 약속한 바 있다.

용호성 문체부 차관은 “전세계 미술계가 미술 축제를 즐기기 위해 유럽여행을 하는데 이제는 그들이 한국에서 즐기길 기대한다”며“백남준 작가는 미술사를 새로 써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기생충'처럼 한국 미술 작가들 역시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 부산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 또 서울에서 열리는 키아프나 프리즈 같은 미술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세계 미술계가 한국을 찾아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천 스님의 마리와 관음 작품 (사진=신현지 기자)
송천 스님의 마리와 관음 작품 (사진=신현지 기자)

2024부산비엔날레 ‘어둠에서 보기’는 '해적 계몽주의'의 관념을 한 축에, '불교의 깨달음'이라는 관념을 다른 한 축에 두고 미술의 공간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갖는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뉴질랜드 출신 베라 메이와 벨기에 출신 필립 피로트 감독은 “해적들이 시도한 공동체 방식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불교 도량의 깨달음에서 출발한 주제다”며 “해적 유토피아는 정부 또는 거대 자본의 손이 닿지 않는 자치 사회의 초기 형태로 다문화적이고, 관용적이며, 성적으로 자유롭고, 때로는 순수한 평등주의를 포용한 사회였다. 불교 ‘도량’의 생활 역시 세속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일에 중점을 두며, 이는 해적 유토피아 사회의 특성을 보완한다”라고 설명했다.

부산현대미술관의 전시 작품 (사진=신현지 기자)
부산현대미술관의 전시 작품 (사진=신현지 기자)

또 “부처의 모습은 ‘언제나 이미 비어있는 기표’이자, ‘정체성을 비워낸 것으로 이는 디아스포라 또는 고도로 세계화된 조건 안에서 방랑하는 이주민이자, 난민이자, 프롤레타리아 반역자이자, 낙오자이자, 해적으로도 볼 수 있다”며 해적과 불교의 도량은 사회의 규정과 속박을 내려놓는다는 해방의 의미를 안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2024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주 전시장으로 부산근현대역사관의 지하금고미술관 등 원도심 일원에서 오는 10월 20일까지 65일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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