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2024 부산비엔날레'가 ‘어둠에서 보기’를 주제로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오늘 (17일)부터 10월 20일까지 65일간 펼쳐지는 2024 부산 비엔날레에는 총 36개국 62개 팀이 참가해 349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16일  한성 1918에서  열린 2024 부산비엔날레' 기자 간담회서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 공동 전시 감독가   전시 기획 방향 및 주제를 설명하고있다.(사진=신현지 기자-
16일  한성 1918에서  열린 2024 부산비엔날레' 기자 간담회서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 공동 전시 감독가   전시 기획 방향 및 주제를 설명하고있다.(사진=신현지 기자-

이번 전시는 '여름 도시 부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휴가철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역대 최초로 8월에 열린다. 특히 시민 관광객 모두가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원도심 일원인 부산현대미술관,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 총 4개의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1981년 ‘부산청년비엔날레’로 시작해 2000년 법인 설립과 함께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된 대구모 미술대전은 2022년에 안정된 전시 운영과 탄탄한 기획력으로 ‘웰-메이드 전시’로 평가받아, 영국의 미술 전문지 ‘프리즈’에 세계 10대 전시로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 주제인 ‘어둠에서 보기’의 ‘어둠’은 우리가 처한 곤경, 어두운 역사, 알 수 없는 곳을 항해하는 두려움을 상징한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혼란함 속에서 대안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방법을 예술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부산근현대역사관에 전시된 소피아 알-마리아 작품
부산근현대역사관에 전시된 소피아 알-마리아 작품

주최 측에 따르면 전시의 주제인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는 오늘날의 '어둠'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다시 상상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현 시대상에 대한 일종의 새로운 시선을 상징한다.

이 배경에는 자율적인 무정부 사회의 초기 형태와 같은 ‘해적 유토피아’와 속세로부터 떨어져 나온 곳인 불교에서의 ‘도량’의 개념을 전시에 도입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공동체 사회이자 해방의 공간인 이 두 개념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세계와 문화를 탐구하고 시대에 요구되는 공간과 세계를 재구상한다는 기획 의도를 주제에 반영했다.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 2024 부산 비엔날레 공동 전시 감독은 “전시 주제는 해적들이 시도한 공동체 방식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불교 도량의 깨달음에서 출발했다”며 “여러 문화와 배경의 사람들이 섞여서 소통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부산의 특성과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의 원도심에 마련되  초량재의 전시장에서 기자들이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의  전시기획 및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부산의 원도심에 마련되  초량재의 전시장에서 기자들이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의  전시기획 및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해적 유토피아와 불교의 도량 모두 해방의 공간이자 의식의 공간을 나타내며, 바로 여기에서부터 세계의 재구상을 상상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해적선과 도량을 2024부산비엔날레의 개념적 틀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의 상징적 이미지로 삼는다. 해적 계몽주의와 불교의 깨달음, 두 지점 사이의 대화는 반드시 어떤 합의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이념이 서로 다를 수 있고, 심지어 완전한 화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폭력적인 부정의 태도만큼은 지양하며, '비판적 축제'를 만들어내는 참여를 지향한다.

16일 부산근현대역사관의 '몰라델라 아지모에 밤보예' 의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자들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16일 부산근현대역사관의 '몰라델라 아지모에 밤보예' 의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자들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올해 전시는 국내 주요 작가로 ‘송천’, ‘윤석남’, ‘홍이현숙’ 작가가 참여하며, 그 외에도 ‘방정아’, ‘김경화’, ‘이가영’, ‘구헌주’ 등 부산 출신 작가도 참여한다. 국외 작가로는 이시카와 마오(Ishikawa Mao), 프라차야 핀통등 아시아권과 비서구권 국가의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부산현대미술관에 출품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들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부산현대미술관에 출품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들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한편 올해 비엔날레는 ‘대한민국 미술축제’라는 이름으로 광주비엔날레, 서울아트위크 등과 연계해 운영된다. 부산과 광주비엔날레 통합입장권을 정가 대비 3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부산비엔날레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결합상품을 이용하면 입장권 30% 할인과 5∼40%의 시간대별 승차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형준 시장은 “세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도시들의 힘은 '문화'에 있으며, '글로벌 허브도시'의 바탕에도 높은 수준의 문화적 환경이 필수적이다”라며 “우리시는 부산비엔날레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로 자리매김해 세계적 문화관광 도시 구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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