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테슬라 미국시장 점유율 49.7%, 현대차그룹 11.1%
기아차, 역대 1∼7월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중 가장 큰 규모

[중앙뉴스= 윤장섭 기자]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가 최근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 테슬러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기아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작년 2배 수준의 전기차(EV)를 판매했다.

사진: 기아 'EV 트렌드 코리아 2024' 부스 (기아차 제공)
사진: 기아 'EV 트렌드 코리아 2024' 부스 (기아차 제공)

지난 7월 2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 판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 판매 둔화로 올해 상반기 전기차 성장률은 6.4%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기아)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상대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적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상반기(1∼7월) 미국에서 3만3천957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2023년) 같은 기간 판매량(1만6천941대)보다 100.4%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1∼7월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미국의 전체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1∼7월 63만8천716대에서 올해 1∼7월 64만4천752대로 0.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 증가세는 예상 밖의 결과다.

현대차도 지난해 동기 대비 18.1% 성장한 3만7천673대 판매해 시장 전체 성장률보다 높았지만, 기아차보다는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

현대차그룹의 상승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는 미국시장에서 전기차 브랜드 점유율 49.7%로 과반 이하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의 미국내 전기차 점유율은 11.1%로 1위 테슬라와 아직까지는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지만 현대차의 아이오닉 5나 기아 EV6의 인기가 높아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포드자동차가 점유율 7.2%로 3위, 제너럴모터스가 6.6%로 4위, 리비안이 4.6%로 5위를 기록했다.

한편 기아의 활약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의 1∼7월 합산 점유율은 11.1%(현대차 5.8%·기아 5.3%)로, 역대 1∼7월 전기차 점유율 중 최고 수준이다. 기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Chasm)으로 하이브리드차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 흐름 속에서도 높은 전기차 판매고를 올렸다.테슬라는 지난해 1∼7월보다 12.3% 감소한 32만9천400대 판매했으며, 점유율은 7.7%포인트 감소한 51.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하락세를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가 과거 미국 전기차 시장의 70~80%를 점유했지만, 현대자동차그룹과 중국차 등의 부상 속에 이 구조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테슬라가 강조하는 로보택시도 한동안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중국차가 미국시장에 들어오지 않고 있어 본격적인 전기차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갈수록 경쟁자들의 도전이 거세져 테슬라가 과거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신차 효과가 떨어졌다. 사이버트럭이 나왔지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테슬라가 글로벌에서 출고가를 낮춰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데 할인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테슬라가 밀고 있는 로보택시에 대해서도 "2~3년 전처럼 자율주행이 금방 될 것 같은 열풍의 분위기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으면 모르겠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라며 "테슬라 역시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다소 시기를 늦췄는데 그게 좋지 않게 작용했다. 경쟁자가 올라오며 테슬라가 자율주행의 주도권을 잡기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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