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윤장섭 기자]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 16일)에 나설 보수·진보 진영 후보가 확정됐다.

보수진영의 단일화 후보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추대됐다.진보 진영에서는 단일화 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확정했다. 하지만 경선에 불참한 후보들이 아직 출마의 뜻을 접지 않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보수진영 후보로 확정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은 보수 후보 중 가장 색채가 강한 것으로 분류돼어 왔다. 또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로 확정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이 강조한 민주 시민 교육과 혁신 교육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도 이념 대결 양상으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각각 후보 단일화로 힘을 결집하고 있는 보수와 진보 양측은 ‘진보 교육 체제 심판’과 ‘윤석열 정권 심판’ 등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생각이다.

●조전혁, 보수 통합후보...10년만 교육감 탈환 노려 

보수진영에서는 12년 만에 통합후보를 추대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이하 통대위)는 지난 21일 여론조사 결과 조 후보를 최종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

추대 과정에서 다소 이견이 있었으나 경선 불복을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마음을 바꾸면서 최종 후보로 강경파 조진혁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기로 했다.

보수 진영은 2014년 문용린 후보 이후 단일화 추진 기구를 통한 후보 추대에 성공했다.

그동안 보수진영에서는 단일화에 실패해 최근까지 3번 연속 진보 쪽에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조진혁 후보는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교권 보호 및 돌봄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조 후보는 지난 12일 학력을 높이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1호 공약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최대 100만원 지원’을 발표했다. 초등학생의 지필 평가를 부활하고 방과후학교에 선행학습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조희연 전 교육감이 이끌었던 10년간은 경쟁보다는 학생 인권과 생태교육 등이 강조됐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본격 보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는 학생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학생권리의무조례’도 제정할 예정이다.

●진보진영 정근식 단일후보 추대...정근식 단일화로 수성 노려

진보 진영에서도 이날 단일 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확정했다.진보 측 단일화 기구인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1·2차 경선을 통해 최종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

정근식 후보는 추진위에서 진행한 1·2차 경선의 추진위원 투표(21∼22일)와 일반 여론조사(24∼25일) 결과를 각각 50대 50 비율로 합산한 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4명의 후보가 여전히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방현석 교수의 경우 추진위가 아닌 새로운 회의체를 만들어 최종 후보를 다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이날 “후보 등록이 코앞인데 (방 교수 측은) 실현 불가능한 300만명 이상의 유튜브 채널 정책토론회를 통한 적합도 판단 요구와 공론화를 통한 단일화 추진 등의 일방적 주장을 한다”며 비판했다.

진보진영 후보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추진위 경선을 통과한 정 후보 외에 다른 진보계열 후보들이 경선에 불복해 선거에 나선다면 진영 내 표심 결집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후보는 기본적으로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이 강조한 민주 시민 교육과 혁신 교육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를 복원·강화해 지역 교육자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공약에서 밝혔다.

정근식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지역교육청 단위로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서울 교육 플러스 위원회’라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는 만큼 '역사 교육 강화'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