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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림의 포토다큐]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 백로의 두 얼굴

2008년 5월 23일 서울 송파구 성내천 촬영

2024-09-17     윤장섭 기자

[중앙뉴스= 윤장섭 기자]수도권의 젖줄인 한강의 수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환경부 발표 후, 지자체들이 관리 책임이 있는 한강 수계 지천들 정화에 다투어 나선 때로 기억한다. 중량천, 탄천 취재에 이어 성내천을 찾았을 때 백로 한 마리가 물고기를 낚아 입에 문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송파구 성내천에서 백로가 천에 사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다.(미술여행 신문 류재림 편집위원 제공)

이 모습에 기자는 수질이 맑아져 성내천이 물고기가 살고 백로가 먹이 찾아오는 ‘맑은내’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1급수 수질이라고 믿었다. 성내천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에서 발원하여 마천동과 올림픽공원의 몽촌토성을 돌아 잠실철교 부근에서 한강으로 유입되는 준용하천이다. 길이 9.77㎞로, 지금은 자연생태하천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물고기가 노닐고, 백로가 거니는 성내천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얼마 후 백과사전을 뒤적이다가 백로란 녀석의 실체를 알고 나서 매우 놀랐다. 백로에게 속았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백로(白鷺)는 왜가리과에 속하는 새 중 몸빛이 하얀 새를 일컫는 말이다. 해안이나 습지에 서식하며, 물고기, 개구리, 곤충 등을 잡아먹고, 드물게 쥐 같은 조그만 설치류나 뱁새, 참새 같은 작은 새, 뱀 같은 파충류 등을 잡아먹으며, 배가 고프면 오리과에 속하는 물새 같은 새의 새끼들도 잡아먹는다. 극지방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희고 깨끗하여 예로부터 청렴한 선비의 상징으로 쓰여왔으며, 시문이나 화조화에 많이 등장한다. 물론 이것은 새하얀 털을 보고 사람들이 갖다 붙인 이미지일 뿐이고, 조류학자에 따르면 백로는 실제로는 더러운 곳에 잘만 간다고 한다.

송파구 성내천에서 백로가 천에 사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다.(미술여행 신문 류재림 편집위원 제공)

진흙으로 된 논바닥에서 가장 많이 보이고, 큰 호숫가부터 실개천까지 2급수, 3급수 가리지 않고 아무 데나 가서 물고기와 양서류 등을 잡아먹는다. 애초에 너무 맑은 물에는 백로가 먹을 만한 크기의 물고기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털이 더러워지지 않고 깨끗한 흰색을 유지하는 것은 평소에 그루밍(자신의 털 등을 다듬는 행위)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중앙뉴스에 사진을 제공해준 <미술여행> 류재림 편집위원은 서울신문 사진부장으로 오랜기간 서울신문에서 근무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영상자료원 원장을 지냈다.